나이는 구십~, 이름은 김복동
일본대사는 들으라.
이 늙은이들 다 죽기전에 하루빨리 사죄하라고, 알겠느냐 일본대사!
영화 김복동을 봤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더 와닿는 영화였다.
일본의 아베정부가 역사를 왜곡하고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지금,
할머니의 외침이 더 외롭고 가엽게 느껴진다.
이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영화이자, 인권운동가의 이야기이다.
같이 본 친구는 "위안부"라고 부르는게 괜찮은거냐 물어봤는데,
일본군 성노예라는 것이 옳은 표현이지만
피해자인 할머니들에게 너무 가혹한 말로 들려
일본군 위안부로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평화나비 인터뷰에서 봄).
영화는 할머니가 일본에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는
일련의 행동들을 기록해놓은 영상이다.
(영상을 계속 기록해온 미디어몽구에 감사를 표한다)
일본은 1900년대 초 전쟁을 통해 여러나라들을 수탈, 정복해간다.
그 과정에서 1930년대부터 1945년 '일본군성노예제'로
자신들이 점령한 점령지에 '군 위안소'를 설치하고
식민지 여성을 동원해 성노예로 만들었다.
많은 아시아 국가 여성들의 인권이 유린됐고, 일본이 패망하고
우리나라는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일제의 잔재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하였다.
물론 위안부에 대한 문제가 거론될 수 없는 시기였다.
그러다 1990년대에 들어서자, 이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한 소리들이
나왔고 故 김복동 할머니는 1992년에 열린 제1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재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그 후,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며 공식 사죄 요구, 법적 배상, 재발방지 목표를 외쳤다.
1992년 이후 죽을 때까지 일본의 만행을 알리고 사과를 요구하는데 힘쓰다 돌아가셨다.
한국에서도 식민사관을 주창하는 자들은, 위안부가 강제로 동원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날조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근거로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의 대부분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순결을 중시해왔던 사회로
과거에 위안부로 속아서 끌려갔다는 사실을 말하기 어려웠다.
우리 할머니들의 증언, 그리고 중국, 필리핀 등의 피해자들의 증언은
왜 증거로 보지 않고 그들은 외면하는 것일까.
(덧붙여, 일본우익의 주장 및 식민사관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영화 주전장을 보기를 권한다. )
할머니는 영화에서도 말한다. 나는 용서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내가 죽기 전에 사과를 하라고, 그럼 별 수 있냐고 용서하는거지...
그 말이 너무 먹먹했다.
배상을 해달라는게 아니라, 그냥 과거를 인정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역사에 기록해 교육하라는 것인데...
영화에서는 박근혜정부 때 한일위안부합의에 대해 할머니들의 동의없이
진행한 졸속한 장면들이 나온다. 그때 학생들이 그 합의를 인정하지 않고
막기위해 경찰의 진압에도 힘쓰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들이 그렇게 행동할 때 나는 무얼하고 있었나 반성도 하게 된다.
박근혜정부도 초기에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는 일본에 강경한 입장을 취했었다.
그 입장을 고수하면 좋았으련만..
우리 할머니들이 국제사회에 계속적으로 소리를 내자 일본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합의를 시도하고, 여기에 반성과 사죄는 빠져있다.
박근혜정부 당시 합의의 문제점은 여기에 있다. 아무리 미국이 판을 깔고
일본이 강하다 하더라도 우리국민을 챙기고, 잘못한 건 사죄를 받아야지
너무나도 개탄스럽다.
영화를 보고난 후, 이 답답함은 가시질 않는다.
화장실에서 10대 여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아픔을 모르면서 왜 자기들 마음대로 합의를 하고 사과를 받아주냐고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나라는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느껴졌다.
역사에 관심을 갖고 계속 배우고 귀기울이는 젊은이들이 있기에
역사를 왜곡하고 감추기에 급급한 일본보다 미래가 밝다고 본다.
할머니는 떠났지만, 우리는 계속 일본군 위안부를 기억할 것이고
외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사과를 받아낼 것이라고 믿는다.
'보고 쓰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앙리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Celebrating 150 Years of Henri Matisse HENRI MATISSE > (0) | 2021.03.15 |
---|---|
삼진그룹영어토익반: 너무 보고싶었던 영화! 넷플릭스에 떠서 바로 봄 (0) | 2021.02.14 |